[에세이]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_ 무라카미 하루키 (2012.9.11~2012.9.13) book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_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하루키의 에세이는 가볍고 달달하다.
만화책보는 느낌으로 보면 되기때문에 몇시간이면 뚝딱 읽을 수 있다.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를 표방한 이번 수필집도 그 감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첫번째와 비교해보면 어떤 선을 넘었다고할까.
그 가벼움의 밀도가 첫번째보다는 덜 한 느낌이다.

예전 수필에서 봤던 내용도 꽤 있고.
(사실 하루키의 수필이나 단편에서는 이렇게 내용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있다.)

재기넘치는 문장들은 여전하지만
어쩐지 많이 소모되었다는 느낌이 남는 엮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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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를 담당한 오하시 아유미.
동판화로 일러스트를 그렸는데
그 느낌이 하루키의 수필과 아주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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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p.34
... 결과적으로 화제는 상당히 한정된다. 요컨대 '쓸데없는 이야기'에 한없이 가까워지는 것이다.

p.35
굿 럭이라는 이름의 러브호텔

p.42
(방에 금붕어를 가져다 주는 호텔.) 독창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서비스는 의외로 마음에 오래 남는다.

p.43
시애틀의 비 내리는 오후, 나와 그 작은 금붕어 사이에 형성된 친밀한 - 적어도 나는 친밀하게 느꼈다 - 관계는 아마 그때 그 자리에서만 가능했던 것이리라.

p.95
'갓파라이 주의'라는 간판에 누군가가 매직으로 '라이'를 뭉개놓았다.
(갓파라이かっぱらい : 날치기꾼)

p.98
시합이 시작되고부터 ... 그의 수비만 관찰했다. 어째서냐고? 그 움직임이 아름다울 만치 훌륭해서.
(책 : 수비의 기술 도 읽어볼 것 http://stalbert.tistory.com/370)

p.103
...회사란 '문제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다. 남달리 개성이 강한 것, 전례가 없는 것, 발상이 다른 것, 그런 것은 거의자동적으로 배제한다.

p.104
영어에는 '악마와 푸른 바다 사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 ...(가스자살 시도)... "왜 그런 짓을 했다요?" " 앞에는 악마, 뒤에는 깊고 푸른 바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 몰리면 깊고 푸른 바다가 매혹적으로 보일 때가 있어요. 어젯밤 내가 그랬죠."

p.112
나이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도록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 꼭 필요할 때 혼자서 살짝 머리끝쯤에서 떠올리면 된다.

p.142
'우리 동네에 수상한 사람은 필요없음'

p.152
실제로는 냄새가 '좀'나는 정도가 아니였다. 농담이 아니고 엄청나게 비렸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위로 커다란 바다표범 한 마리가 올라와서 어떻게 해서든지 밀어제체 억지로 입을 벌리고 뜨뜻미지근한 입김과 함께 축축한 혀를 입안으로 쑥 밀어넣은' 것 처럼 비렸다.

p.174
보기에는 화려할지 모르지만, 오픈카는 의외로 고독한 탈것이기도 하다.

p.179
몇 번을 읽어도 굉장히 초현실적이다. 교훈도 뭣도 없다. 아무리 성욕이 차올라도 채소하고는 함부로 섹스하지 않는 편이 좋다, 순무에게도 인격이 있다, 등이 이 얘기의 가름침일까? 같은 순무 얘기라도 러시아와 일본은 전혀 딴판이군요.

p.179
'좀 이상하지만, 뭐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해보리는 국민성은 혁명에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p.200
푸슈킨 <발사>

p.203
버찌를 먹을 때는 언제나 이 소설을 떠올리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이의 기분을 (약간은) 낼 수 있었다.

p.206
상대가 어린아이고, 내가 옛날 검객이었다면 "너 아주 자질이 보이는구나. 무사 수행을 데리고 가줄 테니 나를 따르라"라고 말할 법한 장면이지만, 나는 검객이 아니요 상대는 그냥 고양이니 그럴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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